대전지역 화훼업계가 경기불황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졸업·입학시즌에 이어 최대 꽃 성수기인 가을 대목이 찾아왔지만 실물경기 침체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1일 대전 동구 용전동 꽃 시장 등 지역 화훼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약판매율과 매출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40% 정도 떨어졌다.
매년 10월이면 결혼특수를 누렸던 꽃집들이 고환율과 고유가에 경기마저 침체의 늪에 빠져 들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전 동구 용전동에서 5년째 꽃집을 운영하는 김 모(42) 씨의 경우 최근 소비심리 하락으로 매출이 줄어 가게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하면 월 100만 원도 벌기 힘들다.
김 씨는 "5년째 장사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꽃이 안 팔린 적은 처음"이라며 "해마다 결혼시즌이면 화환 주문 건수가 늘어야 하는데 올해는 성수기란 말이 무색했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지역 꽃집들도 사정은 마찬가다.
전체 판매량 중 축하 화환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전 서구 둔산동 소재의 꽃집들은 화환 매출이 크게 줄어 경영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둔산동 A꽃집은 지난 수년간의 가을 성수기와 비교해 꽃과 난 등의 판매량이 50% 가까이 떨어졌으며, 인근 B꽃집 역시 판매량의 변화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화훼업계 관계자들은 매출 감소의 큰 원인 중 하나로 경기 침체에 이어 소비자들의 패턴 변화를 꼽는다.
소비자들이 장기 경기불황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데다 개업 업소에 대한 축하선물로 화환보다는 비품이나 현금 등 실효성 있는 물품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
지인의 개업식에 참석했던 류 모(30·충남 보령) 씨는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다보니 선물을 받는 사람도 화려하지만 실속 없는 화환이나 란보다는 사무실 집기류 등 경제적인 선물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