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질 개선” 의견 일치
인근 일괄적 관거정비 등 근거
재첩 특성상 기회되면 순식간 증식
여러 요인 살펴봐야 한다 지적도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속보>= 대전을 관통해 흐르는 갑천에서 민물조개인 재첩이 다수 발견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수질 개선을 포함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5일자 1면 보도>

5일 환경 및 생물학계에 따르면 최근 갑천의 수질이 좋아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 가운데 재첩 서식이 확인된 것과 모래생태계 복원에 대해서는 복합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갑천의 수질이 개선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특히 수질 개선의 배경에는 인근 공장, 축사, 밭 등의 토지 사용에 대한 일괄적 관거 정비로 하수처리가 용이해졌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는다.

재첩이 발견된 갑천역 인근에서 하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면 현재 도안1단계 갑천친수구역의 정비가 있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흩어져 관리가 안됐던 토지들의 정비가 수질개선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질리모델링, 수질관리 전공의 충남대 서동일 환경공학과 교수는 “갑천의 수질은 대체적으로 개선된 것이 확인된다”며 “아파트 형성과 관거 정비로 인한 수질은 좋아졌겠지만 미묘한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재첩 발견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첩의 발견은 수질 개선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 수질도 수질이지만, 물의 온도, 천적관계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재첩의 발견은 여러 외부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수 있으며, 갑천의 수질이 과거와 비교해 월등히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학명 Corbicula fluminea로 불리는 재첩의 또다른 별명은 ‘기회종’이다. 말그대로 기회가 될때 순식간에 개체수가 불어나거나, 외부 요인으로 한순간 사그라든다는 점에서다. 자랄때 금방 자라나는 특성으로 ‘없던 것이 갑자기 생긴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특성은 갑천에 재첩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도 어느정도 설명이 된다. 충남대 최근형 해양환경과학과 교수는 “재첩은 기회종으로 모래가 형성되는 등 살 수 있는 환경이 조금이라도 조성될땐 금방 자라나 개체수가 늘어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갑천에서 재첩이 발견이 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어, 수질 개선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생태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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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섬진강 등 일부 청정지역에서 서식하는 민물조개류 재첩이 대전을 관통하는 갑천에서 발견됐다. 4일 대전 서구 월평동 갑천역 인근 갑천둔치에서 본보기자가 깊이 30cm 모래톱을 파헤쳐 발견한 재첩을 살피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민물조개 재첩이 대전 도심을 흐르는 갑천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섬진강 유역에서만 자연 상태의 채취가 가능해 맑은 물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재첩이 도심 속 하천에서 발견되면서 ‘갑천 모래생태계’의 복원으로 수질이 개선된 것인지 주목된다.

최근 대전 지하철 1호선 갑천역 앞, 충남대 정문 학사마을 부근으로 흐르는 국가하천 갑천 구간 곳곳서 지름 2㎝ 정도 크기의 조개가 다수 발견되는데, 이 작은 수중 생물은 재첩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첩은 모래 성분의 하천 바닥서 군락을 이뤄 서식하기 때문에 모래톱이 어느정도 발달돼 있어야 한다.

하천 정비로 모래톱을 보기 힘든 도심 속에서 재첩이 다수 발견되는 일은 흔치 않다.

특히 섬진강에서도 재첩의 개체수가 줄면서 최근 중국산으로 대체 유통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계룡산에서 흘러내려온 갑천의 모래생태계가 복원되고 수질이 개선되면서 재첩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펄이 걷힌 모래 바닥 20~30㎝만 걸러봐도 흩어진 재첩 채취가 가능하고, 껍질만 남은 사체 정도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해 사라졌던 재첩이 ‘돌아온 것’인지 여부는 미지수다.

당초 갑천서 재첩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발견된 조개류가 재첩임을 확인한 전문가들은 갑천이 재첩 서식이 가능한 환경이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국립중앙과학관 한정호 박사는 “재첩은 모래가 발달된 하천에 대부분 살고있다. 갑천은 재첩이 충분히 서식할만한 환경이 된다고 할 수 있다”며 “다만 재첩도 다양한 종이 있기 때문에 수질개선으로 인해 맑은 물에서만 사는 재첩이 발견됐다고 보려면 면밀한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첩 자체로서는 어느정도 오염에 내성이 있어 수질개선이 섣부른 판단이라는 주장도 있다.

대전환경연합 이경호 처장은 “갑천은 재첩이 충분히 살 수 있는 환경이다. 확인된 바는 아닐지라도 과거 어르신들은 갑천에서 재첩을 캐 취식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과거 재첩 채취가 가능했던 갑천과 비교해 실질적인 수질개선이 이뤄졌는지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출처 : 충청투데이(http://ww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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