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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전에 있는 충남도 옛 도지사실 내 집무실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명패를 대신해 정석모 전 지사의 명패가 자리하고 있다. 홍서윤 기자 

성추행·성폭행 추문에 휩싸인 인사들에 대한 흔적 지우기가 한창 이어지고 있다. 대전 중구 대흥동 옛 충남도청 안 충남도 옛 도지사실에 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명패와 책이 6일자로 모두 치워졌다. 

충남도 옛 도지사실은 2012년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옛 공간을 보전해 그대로 전시실로 쓰고 있는 곳이다. 

가장 마지막으로 집무실을 사용한 도지사가 안 전 지사인만큼 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제36·37대 충남도지사를 역임한 안 전 지사 명패가 놓였던 집무실 책상에는 제18대 도지사를 역임한 정석모 전 지사의 명패가 새롭게 놓이게 됐다.

안 전 지사가 평소 즐겨 본 책이자 그가 기증한 한국의 권력구조와 경제정책,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경제는 정치다 등 책 3권은 집무실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전시 해설사에 따르면 안 전 지사가 남겨놓고 간 책 안에는 그가 손수 적은 메모들이 많이 있었고 많은 여성팬이 방문해 이를 사진으로 찍어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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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충남도 옛 도지사실에 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명패. 

안 전 지사의 물품이 치워진 것은 5일 현직 비서가 그에게 수개월간 성폭력을 당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로 다음날이다. 사실상 성추문에 휩싸인 인사와 관련된 물품이 전시된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옛 충남도지사실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관리 중이다.

한 관계자는 “별도로 잘 보관하고 있다. 다른 전시계획이 생기면 다시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를 비롯해 이른바 성범죄 고발(Me Too) 운동에 연루된 인사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서울도서관은 최근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 일자 앞서 고은의 안성서재를 재현한 ‘만인의 방’을 폐쇄했다. 교과서 내용도 바뀔 전망이다. 일부 출판사들은 집필진과 협의해 교과서 속 고은 시인의 작품을 다른 내용으로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 성범죄 고발 운동에 연루된 인사의 흔적지우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있는 그대로의 역사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그의 물건을 치운다고 그가 충남도지사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사태는 충격적이고 안타깝지만 그것도 역사인만큼 우리가 감내하고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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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문화계 인사, 예술단체 여성단원 추행혐의 피소
市공무원도 女후배에 성희롱 문자보낸 혐의로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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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지역 공직사회와 문화계에서 성추문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대전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대전의 한 문화계 인사 A 씨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A 씨는 지난해 11월 말 자신이 재직 중인 문화기관에 상주하는 예술단체 한 여성 단원을 불러내 식사를 한 뒤 차 안에서 이 여성을 껴안는 등 원하지 않은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던 이유는 해당 여성이 자신이 속한 예술단체에 혹여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최근 성폭력상담소를 찾아 관련 사실을 알렸고 상담소의 안내를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격려 차원에서 어깨 등을 두드린 것이며 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사안을 두고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문화예술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문화계 인사는 “공연을 해야 하는 예술단체는 문화계 인사들과 잦은 교류가 필수이고 자연스럽게 갑을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문화계의 고질적인 갑을 구조를 바로 잡고 예술인들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대전시 공무원 B 씨가 후배인 여성공무원에게 성희롱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B 씨는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시 구절을 여성공무원에게 2차례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문자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친근감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성희롱 혐의가 인정된다며 B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연이은 성추문 의혹은 모두 직장이나 일과 연관한 곳에서 벌어진 것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이 아닌 동료로 인식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자신이 그 힘을 이용한다는 인식조차 없이 성희롱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들도 노동권이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신고를 망설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별이 다른 여성이란 인식을 갖기보다는 자신의 동료 또는 동등한 존재로 보고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되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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